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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Pifan 폐막식 현장에서 이준기 찾기...

송씨네 2006. 7. 20. 21:43

 

"오늘 서울 및 중부지방에는 5mm 안팍의 비가 내릴 예정입니다."

 

그까짓 5mm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우산없이 준비한 나는 정말로 큰 코 다쳤다.

 

열번째 부천영화제가 오늘로 막을 내렸다.

물론 내일과 토요일 이틀은 인기작을 상영하는 시간이 더 준비되어 있다.

부천영화제는 올해도 말도 많았던 영화제로 기록되었다.

 

시상 및 폐막작 상영관인 부천 시민회간 안이 아닌 나와 같이 비를 맞으면서 함께한 사람들의 모습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오후 6 : 32 ...

부천 시민회관에 도착...

아무래도 부천영화제에서 가장 수고한 사람들은 바로 이 자원활동가들이 아닐까 싶다.

폐막식 전용 셔틀버스 팀은 마지막까지 비를 맞아가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교통봉사를 나선 모범 운전자들의 활약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비가 와도 사람들은 시민회관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원활동가들은 레드 카펫 양쪽에 일렬로 서서 폐막식 때 올 게스트들을 맞이하고 있다.

초청된 이들을 위해 마련된 좌석권 중에서 1층은 완전 매진되었다.

 

 

 

 

 

 

긴 줄 중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이들이 있었다.

젊은이들...

내 생각이 맞다면 이들 대부분은 이 날 이준기를 보려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시간이 점점 저녁 7시로 다가오자 하나 둘 게스트들이 도착하기 시작한다.

환영의 의미로 자원활동가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한다.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들어서는 사람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게스트도 있고 우산도 없고 경호원도 없이 홀로 레드카펫을 밟는 외국인 게스트도 있었다.

 

 

 

바로 이게 레드 카펫이다.

나도 언젠간 저기를 거닐 수 있을꺼야 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호기심으로, 혹은 실수로 이 레드카펫을 밟다가 자원활동가들의 제지를 받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몇 분이 흘렀다.

시간이 다 되어감에도 게스트들이 탑승한 차량이 보이지가 않는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자원활동가들은 그러나 긴장감도 늦추지 않는다.

그래도 지루한 것은 어쩔 수 없는지 같이 활동한 동료들과 사진도 찍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이들도 있다.

 

 

 

 

 

비가 이렇게 오는 날 분수대는 왜 트는지...

사실 시민회관 분수대는 사용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게 부천영화제처럼 큰 행사가 아니고서는 분수대가 가동되는 일은 없다.

 

 

 

 

 

7 : 01 ...

영화제가 시작할 시간인데 시작할 생각조차 없다.

개막식처럼 30분 이상 지연 진행이 불보듯 뻔하다.

 

 

 

 

7 : 06 ...

여전히 영화제가 시작될 시민회관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대형 전광판이 탑제된 대형 트럭은 아직도 작년 피판 하이라이트를 틀고 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초초함은 있어서 자원활동가도, 영화제 스텝도, 경호원도 마찬가지이다.

 

 

 

 

7 : 13 ...

내 손톱에 낀 때가 초라해 보일 정도이다.

(공장에서 일마치고 돌아오면 아무리 손을 깨끗이 씻는다 하더라도 손톱의 때는 금방 지워지지 않는다.)

취재진들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이준기도, 박중훈도, 그리고 어떤 영화인들도 보이지 않는다.

 

 

 

 

 

 

7 : 19 ...

대형 전광판의 움직임이 보인다.

곧 폐막식을 시작할 모양이다.

 

재즈 선율의 음악과 클레식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폐막식 첫공연 후 폐막식 사회자인 김범도, 최윤영(MBC) 아나운서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이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병마와 투병중이고 얼마전 '사생결단'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희라였다.

이어 원혜영 전 부천시장(현 열린우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의 모습도 보인다.

 

 

 

 

 

 

 

 

 

폐막식 중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정작 안에서는 모르는 경우도 있다.

영화제 스폰서인 한 건설회사 홍보팀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자원활동가들에게 묻는다.

 

"저, 방금전에 '대O 닷컴' 관계자 분 소개되었나요? 아니면 '대O 그릅'은 요? 그 사람들보다 우리 회사가 먼저 소개가 되어야 하는데..."

 

 

 

 

 

화면속에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는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게스트들이 예상외로 많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얼마전 수해로 인해 어려워진 마당에 이렇게 들뜬 분위기 행사를 진행하는 우리들도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이야기한 그는 불참한 영화인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일이 대종상 시상식입니다. 그래서 대종상 집행위원장인 신우철 님을 비롯해 영화인들이 많이 불참하게 된 것 같습니다."

 

 

 

 

7 : 29 ...

결국 레드카펫에 일렬로 있던 자원활동가들이 철수를 하기 시작한다.

더이상 게스트들은 오지 않을 것 같다.

 

 

 

 

 

허탈해진 것은 바로 취재진들이 아닐까?

그리고 배우들을 보기 위해 비맞고 있었던 사람들도...

 

 

 

 

키즈 판타 부문이 시상되고 있을쯤 모든 이들은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레드카펫은 텅 비어 있다.

이제는 아무도 여기를 밟지 않는다.

 

 

 

 

 

7 : 43 ...

결국 마지막까지 교통정리를 하던 모범 기사분들도 식사 때문에 철수를 하였다.

하지만 완전 철수인 것 같다.

 

 

참고로 이날 참석한 영화인이나 명사들은 배우이자 故 신상옥 감독의 부인인 최은희, 디자이너 앙드레 김, 가수 한대수 정도였다.

 

집에 돌아오니 8시가 조금 넘었다.

PC방에 들어가서 글을 읽다가 이준기의 불참 사유를 읽게 되었다.

오늘 폐막식에 참석 예정이었던 페스티발가이 이준기씨는 현재 촬영중인 드라마 <화려한 휴가>의 촬영일정이 비로 인해 변경됨에 따라 부득이하게 폐막식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태까지 기다린 취재진들과 팬들은 그렇다면 뭐란 말인가?

그리고 이를 온라인에만 공지한 피판의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개막식 지각은 그렇다고 치자. 그리고 폐막식에는 가겠다고 약속했던 그 였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자원활동가들 중에서도 페스티벌 가이가 왜 안왔는지 아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오지 않았다고만 알고 있었을테니깐...

 

 

버스에 올랐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올해도 피판은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웬지 씁쓸해진 이유는 뭘까?

 

그것은 이준기의 불참 때문만은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영사 사고와 이런저런 헤프닝들...

 

전주나 부산은 해마다 나아지고 있는데 부천은 계속 뒷걸음질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누군가의 말처럼 '부천 동네 영화제'로 전략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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