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여러분...헌혈 하셨나요?

송씨네 2006. 7. 27. 01:12

 

 

 

종로를 지나갈 때 일이다.

헌혈의 집 앞에 도우미들이 헌혈을 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행인들은 못본척 지나간다.

나도 그들에 손에 붙잡히긴 했지만 나 역시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고야 말았다.

 

"저도 헌혈하고 싶은데요... 제가 등록 헌혈 회원증도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이 헌혈하면 몸도 안좋아진다고 헌혈하다가 걸리면 혼내신다고 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정말로 헌혈을 하고 싶었다.

위에 이 이야기는 진심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헌혈에 대한 현 주소를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2006년 7월 25일 현재 기준으로 헌혈한 인원은 7,036명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O형인데 O형과 A형은 보유 상태가 매우 낮은 편이다.

보시다시피 적정재고량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헌혈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헌혈인구가 적을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O형과 A형의 혈액이 적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오히려 헌혈인구는 늘고 있는 추새로 보여진다.

 

내가 자주 이용하던 헌혈의 집의 경우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보통 20~30분이 되어야 본인의 검사 차례를 지켜야 할 정도로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 긴 줄을 줄여보려고 그런 탓인지 얼마전 내가 사는 동네의 헌혈의 집은 확장 이전하여 지금은 넓은 곳에 위치하여 있다.

 

 

 

 

 

 

내가 헌혈을 결심한 것은 군대에 있을 때 였다.

사실 군대에서 하는 헌혈은 반 강제적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몸이 좋지 않은한 무조건 헌혈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의무였으니깐...

훈련소에 있을 때는 감기로 인해 헌혈을 하지 못했고 약 2~3회 정도를 군대에서 헌혈을 받았다.

댓가로 받는 간식보다도 기념품으로 나오는 문구 세트나 세면 도구 세트, 혹은 방안 마스크(군용) 등을 받기 위함이 목적이었는지 모른다.

군에 있을 때 나는 전역하면 '종교를 갖아야겠다, 사회 봉사활동을 많이 해야겠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헌혈을 자주 해야겠다.'였다.

 

그리고 사회에 있을 때 3 회 이상의 헌혈을 하였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부 홈페이지에는 내 헌혈횟수는 7회로 기록되어 있다.)

군에 있을 때 2 장의 헌혈증을 주고, 사회에 있을 때 2장을 혈액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주었다. 지금은 집에 3 장이 남아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당연히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많은 기념품들 중에서 영화 관람권을 받았다.

헌혈하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헌혈은 매우 나에게는 매력적인(?) 봉사활동이었다.

하지만 그런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나의 피로 많은 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헌혈을 택했고 아예 등록 헌혈회원증을 만들었다.

지금도 내 휴대폰에서 자주 적십자사에서 오는 알림 문자가 온다.

그러나 앞에 이야기 했듯 나는 지금 헌혈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부모님은 헌혈 후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헌혈 검사결과 안내서를 보시고는 한 두 번 정도는 헌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셨지만 내가 헌혈하는 횟수가 늘면서 반대를 하시기 시작했다.

튼튼한 몸도 아니면서 괜히 병들면 어떻하냐는 것이 이유였다.

(빈혈, 피로, 체중감소 등을 생각하신게 아닐까 싶다.)

우편물 발송주소를 집주소가 아닌 회사로 돌리고 나서 헌혈을 계속할까 생각했지만 결국 언젠가는 들통날 것 같아 부모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직도 일부 기성세대들은 헌혈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번은 헌혈의 집의 간호원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전에 한 할머니와 손자로 보이는 아이가 와서는 대뜸 적십자 헌혈의 집 간호원들에게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자기 손주의 피를 왜 뽑아갔냐면서 심지어는 도로 집어넣으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한다. 황당하지만 이런 일이 가끔 벌어진다고 한다.

 

헌혈 검사결과 안내서에는 헌혈이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일부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오해가 있다고 설명을 한다.

 

 

아무래도 과거 헌혈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들을 설득하지 않는 이상 이들에게 헌혈을 반강제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불신을 조장시키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그것을 대한 적집자사가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밑의 헤드라인 제목은 적십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지사항이다.

공지사항이라기 보다는 해명, 사과문 전용코너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또 구멍 뚫린 혈액관리... 브루셀라 병력자 142회 ‘헌혈' ” 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한 적십자사의 해명글

 

★질병관리본부 수혈감염 역학조사 발표와 관련 사과글

 

★대한적십자사, 에이즈.감염 검사시스템 무허가 도입에 대한 해명글

 

 

 

 

이뿐만이 아니다.

정작 적십자사 직원들의 헌혈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기사도 있다.

 

★적십자사 직원 78%, 1년에 한번도 헌혈 안해 

 

이렇게 적십자사는 본인들이 사고를 자처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그래서였을까? 국회는 '소득세법 일부개정안'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고 언론은 이것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이중에 가장 핵심중 하나인 것은 헌혈을 하는 이들에게 소득공제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헌혈 횟수에 따라 소득 공제 해준다

 

 

 

이에 대한 반응을 보려는 여론 조사들도 있었는데 SBS의 인터넷 여론조사와 조선일보의 모바일 여론조사 결과는 대체로 이랬다.

 

 

설문결과 원문 바로 보기

 

 

 

 

 

찬성은 의외로 많다.

세금을 깎아주겠다는데 싫다는 사람 없다.

하지만 문제는 순수한 봉사의 헌혈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적십자사의 모토인 인도주의, 순수한 자원활동으로의 목표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헌혈은 강제성이 되어서는 안된다.

적십자사가 적십자 회비를 강제로 걷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집으로 찾아오는 이 지로용지를 유심히 보는 사람도 분명 없을 것이지만...)

또한 이를 빌미로 적십자사가 적십자 회비를 강제로 걷는 일 또한 생긱지 않았으면 한다.

헌혈율도 높지 않고 그렇다고 적십자 회비도 잘 거두워지지 않는다면 분명 정부에서는 언젠가 반강제적으로 둘 중 하나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헌혈하자고 주장하고서는 개인 사정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당히 헌혈을 하여 많은이들에게 헌혈의 좋은 점과 중요성을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아본다.

 

아울러 적십자사의 융통성 있는 관리가 요구된다.

헌혈 참여율이 오르지 않는 것또한 적십자사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기념품을 다양화한다고 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국민들이 납득이 되도록 설득하고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헌혈은 강제적이 아닌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임을 명심하고 다른 이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좋겠다.

남도 돕고, 내가 원하는 기념품도 갖고...

(물론 기념품이 목적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장마가 지나가면 뜨거운 여름이다.

집안의 모기들에게 아까운 피를 헌혈하지 말고 가까운 헌혈의 집으로 달려가는 것이 어떨까?

 

 

 

※가까운 헌혈의 집 정보가 궁금하다면...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 본부 http://www.bloodinf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