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영화 무료관람권... 부풀거나 줄어들거나...

송씨네 2006. 7. 29. 14:49

 

7월 27일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이 개봉되었다.

 

첫날 부터 예매 신기록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은 각종 예매 사이트에도 90%가 넘는 예매율을 보이며 현장에서도 금방 매진이 되는등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을 배급하는 쇼박스에서 각 극장에 현장 예매시 유료 상영만 허용시킨다는 공문을 보내온 듯 싶다. 전국의 대부분의 극장은 당분간 '괴물'에 한해서는 무료 영화관람권 사용도 금지되며, 할인 예매도 금지된다.

 

 

 

씨너스와 프리머스를 비롯한 멀티플렉스 체인을 비롯해 일부 멀티플렉스 들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은 불만이 많다. 통신사 카드 할인 혜택도 줄어든 마당에 이용권이나 할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괴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일부 배급사에서는 개봉된 영화의 경우 관람권 사용을 금지시키는 공문을 극장들에게 보내고 있고 극장들은 이에 따라 관객들의 항의를 감소하면서도 양해를 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배급사의 사정에 따라 보통 1 주에서 2 주정도로 이런 관람권, 초대권 사용이 제한된다.

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은 문제이지만 이 영화가 흥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관람권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 더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관객은 피해를 보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순수한 관객들이 영화를 본다는 점에서 자체 순위를 집계할 때 신빙성 있는 자료로 이용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있다.

역시 얼마전 상영한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가 그 예이다.

이 작품은 여러 포탈사이트에 무료 관람권을 대량 살포한 경우인데 여러 포탈사이트에 관람권을 주는 이벤트는 늘상 있던 것이라 이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영화는 자체 이벤트 이외에도 특정 멀티플렉스에서 예매권을 만들어 관객에게 주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무료 관람권의 무분별한 유포가 관객동원 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것이다.

 

배급사와는 별개로 극장 측에서 준비하는 예매권을 볼 경우 극장도 예매권을 준비하긴 하지만 실제 관람권을 뿌리는 곳은 일부 출판사나 학원, 보험사들이 그렇다.

학부모 설명회를 미끼로 뿌리는 이런 관람권은 앞에 '괴물'에서 이야기한 순수한 목적(이 영화를 꼭 보고 싶어서 관람함)이 아니라는 점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무료 관람권은 관객동원수에 그대로 반영이 되고 누적되면서 박스 오피스 1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영화의 ppap**** 네티즌은 '한반도'에 대한 평점 조작 의혹뿐만 아니라 무료관람권에 관한 의혹에 대해 몇차례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이 네티즌의 이야기에 의하면 배급사가 관람권을 유포하고 있는데 배급사의 이름이 아닌 유명 멀티플렉스의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으며 집집마다 우편함에 관람권이 발견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제 거의 사실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길)

 

대형상영관에서 한반도 공짜표 무제한 살포소식이......ㅡㅡ;;

 

들리더니...대형상영관에서 한두 영화관도 아니고 공짜표 관객이 바글

 

(정말 무료 관람이라는 타이틀로 온 국민이 보게 할려는 것 아닐까요...?)

 

 

우편함을 열어보니 (무료초대권이 있더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할 만큼 절실한 영화인지...!!!

 

그렇게 홍보를 하고 그렇게 관객을 부풀려서 흥행작이고 자랑하겠지..ㅡ,ㅡ;;

 

 

무료 초대권도 관객집계에 당연히 포함시키겠죠...ㅡ,ㅡ;;

 

** 무비 (영화 예매 사이트) 예매율 높은것도  한반도의 장난인가...?

 

너무 불량스러운 영화다...?

 

 

(중략)

 

 

영화사와 전혀 관련없는 사람들의 수십장씩의공짜표...

 

이상한 행사에 가보니 수많은 시민을 모아놓고 공짜표 돌리기..

 

자고 일어나면 우편함에 꽃혀 있는공짜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배급사의 횡포로 520개봉관에서 거둔 성적으로는

 

다른 영화를 볼수 없게끔 개봉관과 시간까지 조정하고 공짜표 공세로

 

관객을 모았습니다.

 

(역대 한국 영화에서 있을 수도 없는 일이 개봉1주일도 안된 영화에

 

 버젓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하겠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생각 할 때는 이 네티즌의 글은 신빙성은 있으나 수차례 '한반도'와 '괴물'에 대한 글만 올리는 점에서 특정 영화를 비판/옹호한다고 볼 때 그렇게 신뢰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올린 밑의 사진은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글을 쓴 네티즌이 증거로 제시한 무료 관람권...

 

 

 

 

 

 

한쪽에서는 무료 관람권을 유포하고있고 한쪽에서는 무료관람권을 막고 있는 이런 황당한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박스오피스의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과거 우리나라의 박스 오피스는 씨네 21이나 FILM 2.0과 같은 영화주간지에서 자체 집계한 순위를 바탕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 자체 집계란 배급사나 홍보사, 영화사에서 보내주는 자료를 토대로 반영하므로 믿으라면 믿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몇 년전 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중인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시스템(http://www.kobis.or.kr/)을 통해 박스오피스가 정해져 있고 씨네 21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화 포탈은 이 자료를 참고하여 박스오피스를 소개한다. 물론 티켓파크, 맥스무비, 무비OK, 씨즐, 티켓링크 등과 같은 예매 전문사이트의 예매 순위도 최근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영화 별점에 대한 알바 의혹과 더불어 관객동원수 집계(박스오피스)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믿을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영진위가 운영하는 통합전산망 순위의 경우 2006년 7월 29일 현재 209개의 영화관에 1415개의 스크린의 자료를 바탕으로 운영되며 전국의 전체 극장의 86%가 이 전산망에 가입되어 있다.

(물론 앞에 이야기한 예매 사이트와 CGV, 메가박스, 프리머스, 롯데시네마 등의 멀티플렉스 체인도 포함되어 있으며 단성사가 유일하게 단일 극장으로써는 자체 전산망을 이용한 예매 발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 이야기한 무료 관람권 역시 박스오피스 집계에 포함된다는 것(다만, 시사회나 전야제가 있는 영화 상영회의 경우는 박스오피스에 포함되지 않는다.)을 생각한다면 이 점은 생각해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방법은 어찌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영화사나 배급사는 자신들의 영화 관객동원 순위를 부풀리지 말고 사실대로 알려달라는 것이며 예매권 역시 무분별한 유포보다는 적정수를 공개하고 그것을 영진위이나 해당 상영극장에 알려야 한다고 본다.

 

또한 영진위의 전산망 시스템의 경우 무료 관람과 유료 관람을 구분할 수 있는 자체 코드를 개발하여 유료 관객과 무료 관객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의 경우도 자체 맴버쉽 제도로 인해 포인트를 차감받아 영화를 본 관객의 경우 그 인원을 파악하여 영진위에 알리고 자사 사이트에도 유료관객과 무료관객을 구분해서 예매율을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영화계를 보면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무료 관람권을 많이 배포하면 '배급사나 영화사의 특정영화 띄우기 전략'이라고 그 영화를 욕하고, 무료 관람권을 극장에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하니 이제는 '영화가 뜨니깐 배급사가 오만해지는 구나' 하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챙피한 점이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이벤트를 통한 무료관람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료이건 유료이건 간에 영화 리뷰는 냉정해야한다고 보고 냉정하게 영화를 평가한다.

관람권을 받았으니 고마운 의미로 그 영화를 칭찬만 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영화의 경우 더 칭찬하고 좋지 않은 영화인 경우 분발을 요구하는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스크린 쿼터 축소는 한국영화계를 죽이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서로를 부정하고 자신에게 유리함을 보이기 위해 편법수단도 불사하는 한국 영화계는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영화인들에게 거듭이야기 한다.

 

 

 

관객들은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