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시리즈의 굴욕, 제목의 굴욕...-시리즈 영화 제목의 뒷이야기!

송씨네 2006. 8. 7. 23:14

 

러분에게 문제 하나...

 

다음 중 실제 존재(우리나라에서 개봉하였을 때의 영화 제목이 아닌)하는 제목의 영화는 무엇인지 우선 맞춰보기 바란다.

 

①옹 박 2    ②아멜리에 2    ③ 분노의 질주 2    ④ 오스틴 파워 1

 

정답은 지금부터 소개하면서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얼마전 '패스트 & 퓨리어스-도쿄 프리프트'가 개봉되었다.

그런데 이 작품 어딘가 낮설지가 않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2003년에 이 영화의 다른 시리즈가 이미 개봉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국내 개봉시 원래 제목은 '분노의 질주'였다.

무슨 소리냐고?

2001년 개봉된 '분노의 질주'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원제는 바로 앞에 내가 이야기한 '패스트 & 퓨리어스'(The Fast And The Furious)가 되겠다!

그런데 2003년과 2006년에는 왜 '분노의 질주 2'(원제 2 Fast 2 Furious 혹은 The Fast And The Furious 2), '분노의 질주 3'(원제 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가 아닌 원래 원제를 사용한 것일까?

이유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1 편의 경우 빈 디젤이라는 유명한 배우가 나왔다는 점이며 2편과 3편에는 눈여겨 볼 배우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이렇게 우리나라에는 시리즈의 연관성을 국내에서 아예 깨뜨려버리는 이른바 '막무가내식'의 영화제목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그 제목들은 그렇게 우리에게 극장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영화의 원제와 제대로 된 원제를 비교하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DVD 가게라던가 앞으로 개봉될 영화의 경우 원제를 미리 확인하여 헛갈리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

 

 

 

 

 

①아멜리에  VS  아멜리에 2

 

사실 '아멜리에'라는 제목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원래는 '아멜리'라고 해야 옮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주인공의 이름은 '아멜리에'가 아니라 '아멜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원제는 '몽마르뜨의 아멜리'(Amelie From Montmartre)가 되겠다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짧게 할 수 없었음은 이해간다. 그러나 이름에 '에'가 들어간 까닭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가관은 바로 그 다음이다. 일부 인터넷 영화 VOD 서비스를 하는 곳들 중에서 '아멜리에 2'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곳이 있는데 사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원제 The Beating Of The Butterfly's Wings 혹은 Le Battement D'Ailes Du Papillon)이다. 물론 이 제목은 2001년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시 붙어졌던 이름이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오드리 토투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2편으로 국내에서는 둔갑되었다.

배경이나 주제 모두 틀리다.

 

 

 

 

 

 

②'오스틴 파워 1'도 아니고 제로(0)라니?

 

화장실 유머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면 바로 이 작품 마이크 마이어스 주연의 '오스틴 파워' 시리즈라고 하겠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아도 모르는 사람은 모르니...

그것은 바로 국내에서는 2편부터 수입이 되어 상영이 되었고 1편은 2편이 성공하면서 수입되어 상영된 것이다. 그런데 1편이 2편이 될 수 없는 법...

그래서 1편은 1보다도 더 작은 수인 0(영/제로)가 제목으로 붙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다.

 

 

오스틴 파워 제로

원제 Austin Powers: International Man Of Mystery/제작 1997년/실제 국내 개봉 2000년

 

오스틴 파워 2-나를 쫓아온 스파이

원제 Austin Powers: The Spy Who Shagged Me/제작과 국내 개봉 모두 1999년

 

오스틴 파워 3-골드 맴버

원제 Austin Powers In Goldmember/제작과 국내 개봉 모두 2002년 

 

 

 

이렇게 오리지날 1편이 늦게 수입되는 경우는 크게 없지만 '오스틴 파워' 시리즈는 예외가 되었다.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역순(에피소드 4, 5, 6)으로 시리즈가 만들어지긴 해도 이렇지는 않은데 말이다.

 

 

 

 

 

 

③'택시'(TAXI) 시리즈와 그의 아류작들...

 

1998년 부터 시작된 '택시' 시리즈는 지금까지 3편이 만들어졌으며 미국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비디오 가게에 3편이 나왔다는 광고물이 붙기 시작한 것이었다.

3편은 참고로 2003년에 개봉되고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는 4월에 개봉되었으니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른바 짝퉁 '택시3'는 그 전에 나왔다고 봐야 옮을 것이다.

(여러 아류작 중에서 1997년 작인 '알피엠(원제 R.P.M)'이란 작품이 검색결과 드러나는데 '택시 3'라는 부제도 가지고 있다. 물론 비디오 출시 제목이다.)

 

이런 가짜 속편은 영화를 보던 이들을 분노케 하였고 정말 3편이라고 생각한 일부 마니아들은 작품성을 따지기 시작했음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이런 짝퉁 속편은 계속 비디오로 출시되면서 마니아들의 혼란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④'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와 그 아류작들...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 역시 '택시' 시리즈와 같은 과정을 밟기도 하였다.

특히 3편(2003년 제작/국내 개봉)은 '아메리칸 파이 웨딩'(원제 American Wedding)이란 제목으로 3편의 느낌이 나지 않았지만 1, 2편의 주요 인물이 같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3편이 맞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3편이 개봉되기도 이전에 비디오 가게에서는 가짜 속편이 등장하였다.

2000년에 만들어진 '100 걸스'(원제 100 Girls)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DB 검색결과는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 3편으로 표기되어 있다.

물론 이 역시 비디오 출시 제목이다.

 

 

 

 

 

 

 

 

 

 

⑤007 시리즈 '카지노 로얄'... 어느게 진짜일까?

 

사실 다음의 경우는 둘 다 진짜인 경우지만 그러나 좀 난감한 경우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007 시리즈는 총 20편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21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이 작품 1967년작인 '카지노 로얄'(원제 Casino Royal)이다.

007 마니아들끼리도 이 작품을 007 역대 시리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고 넣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분분한 작품중 하나이다.

007 시리즈의 작가 이언 플레밍은 사후에 007 시리즈 작품들의 원작을 넘길때 이 작품만은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죽고 나서야 이 작품은 유족들이 권리를 갖고 팔게 되지만 액션보다는 코믹에 가까운 007 시리즈라는 평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 작품이 이번에 다시 리메이크가 된다.

 

물론 이번에는 정식 007 시리즈로 포함이 되어 21번째 007 시리즈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새 시리즈는 007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는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만큼이나 007 (혹은 제임스 본드)의 인간미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같은 007 이지만 이렇게 환영을 받는 007 이 있는가 하면 찬밥신세의 007 시리즈도 있었다니...

과연 이 작품이 국내에서는 어떤 제목으로 개봉될지도 궁금해진다.

 

 

 

 

 

 

⑥진짜 '옹 박'속편은 제작중인데... 비슷하다고 속편이 된 '옹 박 2'...

 

토니 쟈의 리얼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 '옹 박'...

1편이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2편이 2005년에 개봉되었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

1편과 2편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1편은 원제가 'ong-Bak' 혹은 'Muay Thai Warrior'으로 '옹 박'이 맞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2편의 원제는 'Tom Yum Goong'(똠양공)이 되겠다.

실제로 2편은 제작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니 쟈 역시 작년에 내한하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옹 박의 속편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왜 2편의 제목이 붙어졌는가라는 질문에 '국내(한국)에서 수입이 되면서 부터 붙어진 이름'이라고 정확히 알고 있었다.

(참고로 '똠양공'은 태국의 전통 스프라고 한다.)

 

맨 우측의 포스터를 보면 이 것이 공식 포스터이다.

가운데의 우리나라에서의 포스터의 경우 '옹 박 2'라는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지드 마지니 감독의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원제 The Children Of Heaven 혹은 Bacheha-Ye aseman/1997년작/ 2001년 국내 개봉)과 2005년 제작/국내 개봉된 '천국의 아이들 2-시험보는 날'(원제 Hayat) 역시 감독과 스텝들이 모두 다른 경우이나 설정과 배경이 비슷하여 속편으로 사용된 경우이다.  

 

 

 

 

전하게 살아있는 원제를 놔두고 다른 이름을 쓰는 이유는 뭘까?

 

원제를 쓰지 않는 경우는 발음하기가 어렵거나 원제의 제목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의 제목이 분명히 있는, 그것도 시리즈 작품일 경우는 그 원제를 살려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관객들의 혼란을 막기위해서는 그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또한 국내에서 만든 영화제목과 더불어 원제를 같이 포스터나 팜플렛에 삽입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라고 본다.

 

이는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영화사들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