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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그 시작은 미비하였으나...

송씨네 2007. 1. 18. 23:13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 중 오락프로그램을 뽑자면 단연코 '무한도전'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무한도전'의 성공비결을 이야기하였지만 나는 좀 다른 관점에서 '무한도전' 성공요인을 살펴보려고 한다.

 

 

 

 

한도전의 첫방송은 2005년 4월 23일 '토요일'이란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혹시 이 프로그램 첫회에서 뭘 했는지 기억하는가?

바로 '인간과 황소의 줄다리기'였다.

 

'무한도전'의 시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다시피 '무모한 도전'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는 대결 중심의 코너로 첫선을 보였고 정형돈과 노홍철은 당시에도 무한도전 맴버였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중견 개그맨 표영호가 끼여있었다는 점이고 매주 게스트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게스트 포함 유재석과 함께하는 다섯명의 무한도전 팀은 별난 것들과 대결을 서슴없이 하였다.

그리고 2회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무한도전의 최고의 명승부였던 '지하철과 인간의 육상대결'이었다.

(당시 대결에서는 실패했으나 작년 7월 추석특집에서의 재대결에서는 성공을 한다.)

이 때부터 이병진이 합류했고 4회에서 '목욕탕 배수구와의 대결'에서 닭집 사장 박명수가 등장한다.

그리고 7회에는 박명수가 아예 게스트가 아닌 무한도전 맴버가 되면서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무한도전의 맴버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7월에 괌을 갔고 그동안 무한도전은 굴삭기와 동전분류기, 탈수기, 개 등의 동물을 비롯한 무생물, 기계들과 싸웠다. 그리고 9월에는 테니스의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와와의 대결을 통해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토요일'은 '무한도전'을 제외한 나머지 코너들이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중간에 내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10월 개편때 '강력추천 토요일'로 프로그램 이름을 보강한다.

물론 '무한도전'도 '무모한 도전'에서 '무리한 도전'으로 업그래이드 되고 맴버들이 보강하게 된다.

여성맴버로 조혜련이 추가되고 잠시나마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을 때 무한도전 맴버로 활약했던 이윤석도 '무한도전' 시즌 2에 합류하였다.

 

그리고 또다시 12월 지금의 무한도전으로 자리잡게 된 세트가 등장하게 되었다.

(나는 정식 개편된 이 무한도전을 감히 '시즌 3'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림이 그려져 있는 판넬이 고작 이 세트의 전부였지만 ENG(야외촬영) 위주의 대결에서 이제는 머리로 대결한다는 의미에서 무한도전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른바 '퀴즈의 달인'이란 타이틀이 붙게 되었고 '거꾸로 말해요-아하~!'가 도입된 것도 바로 이 시기...

'마봉춘'(MBC)이란 닉네임으로 알려진 나경은 아나운서의 등장도 이 시기부터이다.

크리스마스 특집부터 하하가 투입되었고, 이윤석을 포함한 지금의 여섯 MC가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6년 3월에 비로써 정준하가 마지막으로 합류함으로써 무한도전의 역사는 새로 또다시 쓰여지게 되었다.

 

ENG에서 세트로 바뀌면서 이들은 매주 특집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하였다.

새학기 특집, 블랙데이 특집, MT 특집, 만우절 특집 등등...

바로 이것이 지금의 무한도전이 매주 색다른 컨셉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하나였다.

2006년 6월에는 결국 독립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고 미쉘 위와 함께하는 특집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이 황당한 특집은 역시 황당한 이미지 투표와 더불어 계속되었다.

월드컵 특집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주 특집(?)까지 했던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이후 가수 신화, 영화배우 김수로, 이종 격투기 프라이드 챔피언인 효도르와의 대결 등이 특집으로 진행되었다. 무한도전의 대부분은 게스트 없이 방송되었으나 이렇게 간혹 게스트가 존재하는 특집중에서도 특집이 존재했던 것이다. 

 

 

 

 

 

 

한도전이 보여주는 재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실 초반 앞에 소개했던 무한도전의 시작은 흔히 알고 있는 버라이터티 프로그램들의 고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더구나 매인 MC 유재석은 전에도 이런 비슷한 프로그램을 맡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도 얻었기 때문이다.

 

KBS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천하제일 외인구단'의 경우 스포츠 대결을 펼친다는 면에서 '무한도전'의 초반과 비슷했고 SBS의 '일요일이 좋다'의 '유재석과 감개무량'의 경우 스포츠 외에 영역을 조금더 확장하였을 뿐이지 여전히 대결위주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스튜디오로 옮기면서 진행된 '거꾸로 말해요-아하!'의 경우도 과거 그의 동료였던(지금도 동료이지만...) 강호동과 이휘재와 함께했던 '공포의 쿵쿵따'의 변형된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그렇게 신선한 아이디어는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라는 명칭으로 방송되는 '무한도전'은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과는 분명 다른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무한도전 맴버인 정형돈과 노홍철의 집을 급습하거나 직접 모델이 되어 패션쇼 무대에 서기도 하며 생뚱맞지만 크리스마스 케롤 음반도 낸다. 이것이 쇼 프로그램이라면 웃기는데, 재미를 주는데 치중할 것이고 리얼리티로 나가면 너무 프로그램이 심심해진다.

무한도전은 이런 함정을 다 피해간다.

 

물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자막 예술'도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직접 담당 PD가 방송의 재미를 위해 유머 넘치는 자막을 삽입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또하나의 인기 비결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쇼 프로그램의 자막의 등장도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니다.

김용만과 박미선이 MC였던 MBC 프로그램 'TV 파크'의 경우 MC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자막으로 삽입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쇼프로그램에서는 자막을 올(all)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거의 최초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올 자막의 원조는 일본이 아닐까 싶지만...)이후 쇼 프로그램에서의 자막은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물론 자막 공해라는 문제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그램의 재미를 주기위한 자막은 너그럽게, 귀엽게 봐주게 되는 것 같다.

무한도전의 자막은 그래서 그런지 자막보고 방바닥을 굴렀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낮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또한 무한도전은 여유가 넘친다.

보통 자사 프로그램 혹은 자사 방송국에서 타사 프로그램이나 방송국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겁도 없이 상대방 경쟁사 프로그램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며 심지어는 패러디도 한다.

 

'추적! 빨간 하이힐'편에서 무한도전 맴버들은 같은 시간 타방송국의 프로그램인 '스펀지'를 패러디하면서 아예 배경음악까지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김장 특집'에서 별나게 요구르트를 먹는 박명수를 보고 역시 타 방송국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맴버를 아이템에 써달라는 애교도 부린다.

추석특집 때는 유재석이 진행하는 타 방송국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프렌즈'도 패러디에 동참한다.

 

최근 자사 방송국에 타사 방송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얼마되지 않아서의 일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간혹 타사 방송국의 유행어를 외치는 경우도 있지만 쇼 프로그램의 경우는 그렇지만은 못하다. '해피 선데이-여걸 식스'에서 잠시 조혜련이 타 방송국 프로그램인 '웃찾사'를 의식한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같은 방송국의 연말 방송대상에서 상을 받은 정선희가 후배 개그맨인 (지금은 고인이 된) 故 김형은의 쾌유를 비는 맨트를 사용한 것을 보면 방송국과 프로그램간의 벽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벽을 조심스럽게 넘기고 있는데 바로 이 무한도전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국과 프로그램의 경계는 깨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한도전은 코너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을 열어준 프로그램이 되었다.

물론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도전 골든벨'('접속, 신세대'의 코너로 시작함)이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실제 상황 토요일'의 코너로 시작함)와 같은 프로그램이 코너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한 프로그램이지만 오락 프로그램이 쉽게 정식으로 정규 프로그램에 안착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무한도전의 앞으로의 과제는 바로 이 것이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물론 다양한 컨셉과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그것이 무한도전을 만드는 힘이고 원천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모습들은 어느 순간 한계가 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스텝진들과 여섯 MC의 화합과 호흡이 얼만큼 지속되고 노력화 될 것이냐라는 문제이다.

 

실제 맴버 중 한 명인 하하(하동훈)의 경우 군입대설이 나돌고 있는데다가 작년에 '김장특집'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한 '제 7의 맴버'가 네티즌들에게는 의외로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뉴질랜드 특집'에서 장난삼아 전화를 한 지상렬이라던가 잠시 무한도전 맴버로 활약했던 이윤석 등이 네티즌들의 물망에 오르기도 했으니 더욱더 궁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무한도전에서 '최 코디'로 불리우는 정준하 매니저인 최종훈의 경우 역시 제 7의 맴버에서는 빠져서는 안될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시트콤이나 작품의 배역이 바뀌면 바로 반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반감은 조금씩 누그러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무한도전는 오히려 예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깐 맴버 한 명이라도 빠질 경우는 좋지 않은 상황을 낳을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MBC의 효자 프로그램이 맴버 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무한도전 팀이 소재 개발과 더불어 같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나는 무한도전이 쇼 프로그램의 그동안의 전형을 깨는 새로운 유형의 쇼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아마 그것은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다른 마니아들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무한도전...

끝까지 함께 해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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