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songcine가 만난 사람!

[인터뷰]대한민국 음반 시장... 안녕하신지요?

송씨네 2007. 4. 9. 21:59

 

4월 8일 여의도...

벚꽃 구경을 나온 인파로 여의도 역 앞은 정신이 없었다.

그러면 나는 왜 거기 있었냐고?

벚꽃 구경은 아니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내가 만난 분들은 대한민국에 수 많은 음반을 제작하는 뮤지션들 중의 한 사람들이다.

여의도의 빌딩 숲을 지나 한 오피스텔의 자그마한 연습실에서 만난 두 사람...

작사가 윤영두 님과, 작곡가  이문수 님이다.

 

오늘은 그들과 나눈 대한민국 음반시장에 관한 심각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려고 한다.

 

 

 

 

SONGCINE : 두 분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영두(이하 '윤') : 저는 작사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작곡 활동을 시작하는 윤영두라고 합니다. 제 스승님인 이문수 님과 작품에도 글을 써드렸고 그러면서 작곡을 배웠습니다. 처음부터 작곡을 하고 싶어서 작사를 시작했었고 시작하려는 단계입니다. 아직 스승님에게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문수(이하 '이') : 작곡가이고요, 인터뷰 할 정도로 유명한 작곡가는 아니라서 쑥스러운데요. 대중가요를 주로 하고 광고음악이나 미디어 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SONGCINE두 분이 스승과 제자 사이라고 하셨는데 두 분이 만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제가 중 3때... 13년전인데 작곡을 배우고 싶어 음악학원을 다녔는데 선생님 한 분이 소개를 해주셔서 지금 이렇게 스승님(이문수 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SONGCINE : 두 분의 만남이 순조로웠나요?

 

: 무작정 작곡 공부를 하고 싶어 찾아왔는데 기초가 부족한 상황에다가 어리다보니 당시만 해도 기본기를 익혀 다시 오라고 했었는데, 그래도 가사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이후로 성인이 되어 급한일이 생겨 다시 이 친구를 맡겨 봤는데 괜찮게 나와서 이 친구에게 맡기게 되었습니다.

 

 

SONGCINE : 작가가와 작곡가이다보니 호흡이 맞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영화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을 보면 작사가와 작곡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작사가와 작곡가로써, 스승과 제자로써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곡가의 정서를 작사가가 알고 쓰는 거랑 모르고 쓰는 것이랑 작곡가분의 그런 것까지 알고 쓰고 모르고 쓰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뭔가 하나가 통해야 되는데 그런것이 통하지 않고 합쳐지는 작품은 아무래도 부드러움, 어울림이 약해지고 노래가사의 경우 일반 시가 아니기에 얼마나 어울리냐가 중요하지요. 아무래도 잘 모르는 사람의 노래보다는 잘 아는 사람의 노래가 더 어울리게 되지요. 그런 교감이 중요하고요.

스승님에게 배우면서 노래를 많이 듣게 되는데 작곡 스타일을 알게 되는데 유명한 노래를 보더라도 작사작곡이 같은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런 경우이며 다른 분들도 작사, 작곡자가 같이 콤비를 이루어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작곡가 이문수

(젝스키스, SES, 다나 등의 음반에 참여, 서연의 'Day Dream'외 다수의 CF, 드라마 음악 작곡) 

 

 


SONGCINE :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송한 질문이지만 작사, 작곡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얼마인가요? (저작권료, 인세는 제외하고요.) 또한 주영훈 씨나 심현보, 김형석, 이영훈, 윤일상 씨 등의 이른바 스타 작곡가들의 수입도 궁금해지는데요.

 

:작곡도 제가 보기에는 연예계와 비슷하죠.

알려진 분들과 알려지지 않은 분의 수입차가 심한데 저희도 그렇습니다. 많이 번다고 생각하시지만 알만한 분들을 제외하고는 저희를 비롯한 일반 작곡가들은 일반 직장인 정도의 수입을 가집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만큼 투자하는 것도 많기에 빛도 많이지고 어떻게 보면 많이 힘들죠.

어떤 유명한 작곡가 분의 금액을 대충 말씀드린다면 1년 저작권 결산 영수증의 내역을 보면 1억 2천만원 정도입니다. 저작권 수입만 해도 그렇습니다.

 

 

SONGCINE : 작사나 작곡을 할때 어느 쪽 의견을 중요시하시는지요? 가수나 소속사의 요구조건에 응하시는 경우가 많은지, 아니면 두 분의 의지대로 밀고나가시는 편인지요?

 

: 저희가 의뢰를 받기 때문에 자기 식대로 간다면 자비로 앨범을 내는 것이지 당연히 50~60%는 제작사 쪽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작자와 프로듀서가 가장 많이 요구를 하는 편입니다. 그거대로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프로이지요.

 

 

SONGCINE앞에 작사가와 작곡가의 교감이 중요하듯이 작곡가와 가수의 교감도 의외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엄정화 씨나 코요테가 주영훈 씨의 음악을 믿고 타이틀 곡으로 나가는 경우라던가 이문세 씨 같은 경우는 항상 자신의 뒤에는 작곡가 이영훈 씨가 있었다고 늘상 그를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 교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프로듀서 빼고는 작곡가들은 가수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2~3번 정도 밖에 못만납니다. 프로듀서하고는 충고를 하고 그래서 교감이 맞지만 작곡가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 유명한 가수의 경우 스케줄이 바쁘면 실질적으로 만나는 경우는 한 번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SONGCINE자신이 준 노래를 받아서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히트를 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작사, 작곡을 하고 그러시면서 아쉬운 점과 보람 있었던 점을 이야기하신다면?

 

: 누가 저희들이 만든 노래를 P2P 사이트에 올려서 좋은 노래라고 소개했는데 불법임에도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제가 쪽지를 남기자 '제가 잘못한게 아닌가요?'라고 올리신 분이 오히려 겁을 내시더군요. 그리고 우연히 저희가 만든 노래가 들려오면 그만큼 보람찬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아쉬운 경우는 아끼고 좋은 곡인것 같은데 제작자 쪽에서 인정을 못했을 때 아쉽죠. 앨범나오고 나서는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 때 보람이 있습니다.

 


SONGCINE요즘 가요들을 들어보면 스타일이 비슷한 가요들을 너무 많이 듣게 됩니다. 식상해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원인은 무엇인지요?

 

: 가요계가 요즘 불황이다 보니깐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려운 거에요. 1990년대 후반이라도 100만장, 200만장이면 히트고 10만장이면 본전 수준이죠. 지금은 그나마 10만장도 대박이죠.

시장성이 죽었으니깐 지금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히트한 노래들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려는 과감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히트하는게 있으면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똑같은 것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것이죠


: 우리나라 음악시장 특성 때문인 것 같거든요. 선진국이지만 전반적인 문화는 잘되어 있다고 보기 힘들거든요. 대중음악쪽으로 기형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음악들이 다양한 이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시도해도 굶지는 않아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너무 대중적인 음악만 하게 되는거에요. 댄스나 일부 음악만 우리나라만 기형적으로 높은수준으로 발전한게 많거든요. 10대, 20대에 집중되어 있지 다양한 음악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그런 것 같습니다.

 

: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SONGCINE몇 년전에 H.O.T의 맴버들이 한 명당 받는 음반 인세 수입이 10원 가량으로 알려졌었고 그 프로그램을 방송한 방송사는 음반기획사와 소속사 측에 항의를 받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말이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그렇다면 작사가와 작곡가는 인세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요?


: 그거는 인세가 저작권 협회의 인세가 아니고요, 회사(소속사)와 어떻게 계약을 맺었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작사, 작곡가의 인세는 (요즘은 과거와 달라 최근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 유명한 가수는 3000장을 찍었는데 거기에서 작사, 작곡가들에게 들어오는 인세 수입은 5만원 정도가 돌아가거든요. 잘나가야 몇 만장, 몇 천장이라서 인세 부분은 미비하죠. 많이 찍으면 인세가 많이 들어오지만 많이 찍지 않아서 돌아오는 돈이 적은 것이죠.

 

 

SONGCINE : 그나마 대부분의 수입을 차지한 음반 수입도 차차 줄어들고 디지털 음반의 수익이 대부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작권료로 포함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작권료로 받는 내역은 무엇이 있는지요? (유료 mp3, 스트리밍, 노래방 이용, TV와 라디오의 방송...) 또 무엇이 있는지요?

 

: 알고 계신대로 그게 전부입니다. 다만, 공연과 행사도 있는데요.

거의 집계가 안되는 실정이죠. 말씀 하신 것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SONGCINE : 보통 유료 다운로드 1곡의 가격은 500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치, 액수를 따진다는 것은 정말 죄송하고 우스운 소리일 수도 있지만 일부 사이트에서는 얼마를 내면 무제한 다운로드를 하도록 되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가수들도 반대이지만 분명 작사, 작곡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으리라고 봅니다. 이 방식에 동의를 하시는지요?

 

: 어느 정도 전환이 되어 있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긍정적면도 있긴 하지만 가치가 떨어지죠.

 

: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은 동감하지만 저는 분배율이 조금 말이 안되거든요.

분배율이 500원짜리 파일을 받으면 고생해서 만든 이들에게 돌아가는 액수는 대충 10원 정도가 되거든요. 파일이니깐 재료비가 얼마나 나오겠어요? 나머지 490원은 통신사나 유통회사에서 나눠 갖는데 유통회사는 더 많은 돈을 가져가요. 유통구조의 문제라고 봐요.

 

: 선진국에서는 원작자에게 많은 돈이 주어지게 되는데 우리나라만 이런 것 같습니다.

 

 

SONGCINE : 챙피한 소리지만 저 역시 mp3에 P2P 사이트에서 받은 노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다운로드를 받기 힘든 곡일 경우 음반을 구입하기도 하며 비록 P2P로 받았지만 좋은 노래의 경우 제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음원을 구입해 듣고 있습니다. P2P는 어떻게 보면 정말 음반시장에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좋은 노래라던가 뮤지션을 찾기가 힘들어지니 돈주고 들을 가치 있는 곡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으시는지요?

 

: 가치가 없다고 하면서도 다 듣고 계시잖아요.  다양성의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상 대중음악 쪽으로 밖에 모일 수 밖에 없기에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하지만 들을만한 좋은 음악도 많거든요.  그러나 매체 특성상 대중음악도 10대, 20대에 편중되어 다양한 음악을 들 을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것 같아요.

 

: 다운로드를 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잘못된 것이고요. 들을만한 외국의 명곡도 다운받아서 들으시는데... 이건 이중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작사가 윤영두 氏

(다나, 신화 등의 팀의 음악에 작사 참여)

 

 

 

SONGCINE : 얼마전 타결된 한미 FTA의 경우 음반시장에도 적지 않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손해가 예상되는 것이 저작권 법이 강화되면 샘플링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드는데요. 과연 그런지요? 샘플링 또한 저작권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요? 논란이 많자 가수 싸이는 앞으로 자신의 노래에는 샘플링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는데요.

 

: 샘플링이 잘못된 건 아니거든요. 외국에서도 하는데 저작권료를 지불하느냐 않느냐의 차이이고요.
샘플링을 함으로써 앨범을 만들 때 쉽게 만들 수 있고 다만 가치가 떨어질 뿐이죠. 이번에 개정된 FTA의 결정사항의 경우는 사망한 후(사후) 문제라서 아직 큰 타격은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외국 자본이 들어옴으로써의 타격은 있을 것 같습니다.

 

 

SONGCINE : 우리나라는 리메이크에 대한 저작권 보장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요? 보통 리메이크를 하게 되면 편곡이 되는 경우인데 편곡자의 경우 원곡 작곡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는지 궁금합니다.

 

: 편곡의 경우는 제작사 쪽이 지불하고요, 편곡자는 작곡자처럼 제작자에게 의뢰를 받기에 저작권 협회나 음원을 가지고 있는 곳에 지불을 하고 쓰는 것이죠.

 

 

SONGCINE : DJ. DOC의 '허리케인 박' 처럼 출처가 분명치 않은 가요의 경우 차후 원곡의 작사, 작곡자가 나타나 소송을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구전가요에 대한 저작권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요?

 

: 분명하지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실망한 사건이 있는데, '오! 필승 코리아!'의 노래의 경우 저작권 협회 관계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인데요, 노래가 히트하면서 자신이 만들었다고 서로 이야기를 하고 당시 관계자 분들이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구전가요의 경우 원곡자가 나타나도 증거가 명확해야 되요. 그 구전가요를 만든사람도 히트를 예상치 못했기에 근거를 남기지 않은 거에요. 실제 저작자가 밝혀진다면 다행이지만 엉뚱한 사람이 이득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SONGCINE : 작곡자들이 말하는 표절의 기준이 뭔가요? 리메이크, 번안가요, 샘플링, 표절... 보통 4가지로 나뉜다고 생각되어지는데요. 특히 번안가요의 경우 70~80년대 인기를 끌었고 1990년대에 표절곡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선배가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 하는 경우가 늘어났고요. 번안가요와 리메이크의 차이점도 궁금합니다.


: 번안가요는 외국 노래를 번안해서 부른거죠. 리메이크와 차이점은 그냥 곡을 편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편곡을 해서 많이 바꾸는 것이 리메이크이죠. 전부 잘못된 것은 아니고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요. 지불하지 않는다면 그게 표절이 되는 것이죠. 너무 그쪽으로 치우치면 가치가 떨어지고 예전에 히트한 곡이기에 이 앨범도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완성도에서 창작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 리메이크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게 너무 리메이크가 많은데 가요계 전체적으로는 창피한 일이에요. 사실 리메이크가 한편으로는 위기를 넘기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정말로 좋은 노래들은 안들어본 후배들이 다시 들어보고 만드는 것은 좋은 것이지요. 그런 것이 아닌 악용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게 아쉽죠. 가요계의 불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되는게 문제죠.

 

 

SONGCINE최근 1 시간 분량으로 올라온 표절 논란 가요 동영상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들 노래중에는 실제 표절로 의심되는 곡들도 있지만 순전히 샘플링인데 표절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뭔가요?

 

: 샘플링 곡이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문제가 없지요. 앨범보면 다 나와 있는데 말이죠. 앨범을 안사는 분들은 이런 착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 명확한 기준이 안된 곡도 많았어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덟 마디가 비슷해야 표절로 인정되는데 여덟 마디가 안되는 것도 있어요. 진행(분위기)만 비슷해도 표절이라고 올라오는데 멜로디 차이도 많고 진행도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닌데...

 

: 의심되는 곡도 많은데 분위나 편곡스타일이 비슷해서 표절은 아니거든요.

그런것까지 표절로 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 하지만 가장 큰 표절은 '어둠의 표절'이라는 것인데요.

기존 무명 작곡가나 아마추어 작곡가들의 좋은 노래를 일부 유명 작곡가가 훔처가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들과 거래하는 무명 뮤지션의 경우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지만(물론 이 역시 문제입니다.) 돈 거래도 없이 함부로 그들의 창작한 작품을 훔치는 경우는 문제라고 봅니다. 더구나 이 분들은 피해를 당해도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유능한 이들 무명 제작자들은 좌절을 하고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구나 실력 있는 뮤지션을 키우는데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지요.

 


SONGCINE가요계(작곡가)는 표절을 막고자 어떤 대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식으로 가면 소비자들의 불신만 커지리라고 생각되는데요.

 

: 의식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20대 초반만해도 이 곡이 표절이라고 이야기해도 '표절이면 어떠냐, 노래만 좋으면 되는데...'라는 인식들이었고, 심지어 그랬던 작곡가도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말이죠.

아시겠지만 표절 걸리는 기준이 원 작곡가가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작곡가도 그렇고 일반인도 그렇고 인식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그것에 대한 대책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작곡가 협회, 저작권 협회도 있습니다. 공신력 있는 작곡가들이 많아야 힘이 되는데 잘 나가시는 분들이 모여서 의견을 내야되는데 이 분들이 바쁘시기에 목소리를 낼 시간이 없습니다.

 

: 작가 연대도 있는데 소속된 ⅔가 상위권 작곡가인데 (예민한 문제인데) 저작권협회나 작가 연대나 음악하는 분들이 단합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정치싸움 같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쁘지 전체적으로 정치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표절을 안하려고 했는데 워낙 작업이 많다보니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을 스쳐 새로운 노래처럼 떠오르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SONGCINE : 마지막으로 음반시장에서 음반을 구입하시거나 음원 다운로드를 받는 소비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또한 그외에 하시고 싶으신 말은?

 

: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소비자 분들이 저희 가요계가 발전하려면 소비자도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에게 소비자가 다양한 음악을 요구하고 이런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먼저 말하는 매체가 마련되면 저희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는 항상 저희가 먼저 생각을 해야되요. 이런 음악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면 지금 사람들이 이런 음악을 좋아하니 이런 음악을 만들자(유행하는 음악)는 식이에요. 제작진과 소비자가 교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게 필요하다고 보고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표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우리나라 가요계, 실망이다', '이거 밖에 안되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그 생각만 하지 마시고 단점이 나왔을 때 그런 것만 지적하지 마시고 우리나라 노래를 표절하는 아시아 가수도 많거든요. 누군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몇 년전에 우리나라 노래가 표절 당한 사례를 이야기한 적도 있는데 근거있는 정보를 가지신 분이 반대로 '한국가요가 외국가요를 표절한 동영상'과 반대로 이런 것들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또하나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에는 공신력이 있는 차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의 오리콘 차트나 미국의 빌보드차트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영향력이 있는 차트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게 없다는 것이지요. 세분화 역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솔직한 대한민국 음반시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무리한 리메이크는 인해 독창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경우도 일부 소재가 고갈되면서 과거의 작품을 리메이크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음반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과거의 작품을 재평가하는 장점도 있지만 앞에 두 분의 인터뷰 내용처럼 위기 탈출을 위한 것으로 리메이크가 많이 남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절 문제는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표절 문제가 올라오면 제작자 쪽에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닌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게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들은 노래만 부를 뿐인데 말이다. (물론 일부 가수는 작사, 작곡도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작권 문제 역시 매우 애매한 해석들을 하고 있기에 구전가요나 일부 리메이크의 경우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역시 중요한 것은 그 노래의 저작권료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원작자라는 증거가 있어야만 한다.

 

가수, 작사가, 작곡가들 뿐만 아니라 음반을 제작하는 프로듀서(이들 프로듀서는 대부분이 작사, 작곡가들이 하는 경우도 있다.)들의 경우도 저작권, 리메이크, 표절 문제에 대한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오늘도 우리는 라디오를 듣고 TV와 인터넷을 접한다. 그리고 mp3로 음악도 듣는다.

무조건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닌 가요계(음반계)와 그들이 만든 음악을 구입하고 듣는 소비자들 모두 같이 협력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고 의논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이미 대한민국의 음반 시장은 위기이다.

그 음반시장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사람은 음반을 제작하는 그 모든 사람들과 바로 소비자의 몫일 것이다.